한림원 토론회, 구제역·AI 막을 방역조직 강화 한 목소리

`잦은 보직이동이 효율적 초기대응 어렵게 한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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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구제역과 AI 관련 원탁토론회에서 국내 방역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관련 조직 정비 필요성이 대두됐다.

토론에 앞서 주제 발표에 나선 김재홍 서울대 교수는 “방역정책 책임자가 보직이동이 잦아 2, 3년 주기 후 가축전염병이 재발했을 때는 이미 담당자가 바뀌어 능숙한 초기대응이 힘들어진다”고 꼬집었다.

정책의 결정단계에까지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는 조직개편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현행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 내의 방역총괄과, 방역관리과 등 ‘과’단위의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용호 서울대 교수는 “방역담당부서가 축산부서로부터 독립성을 갖춰야 제대로 된 방역정책 수립 및 실행이 가능하다”며 여러 개편 방안을 소개했다. 차관급 청장을 둔 (가칭)동식물방역청을 조직해 방역과 검역을 일임하거나, 현재 조직을 유지하더라도 악성 가축전염병이 창궐할 경우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방역대책전반에 권한을 가지고 대응을 지휘하는 방안 등을 주장했다.

농식품부 내에 ‘국’ 단위 담당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H5N8형 AI가 전국을 강타하자 그 대책의 일환으로 방역정책국 신설이 포함된 바 있지만 농식품부 내 직원을 조금 늘리는 선에 그쳤다.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 부회장도 “가축전염병은 수의전문가가 원칙을 세우면 축산과 행정이 따라가야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면이 부족하다”며 “방역정책국 설치를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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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방역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신창섭 양돈수의사회장은 “중앙정부의 방역정책이 지방에서 실행되는 단계에서 부족함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구제역과 AI 대처에 도움을 줄 양돈 및 양계수의사를 지자체 공수의에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최대 전파위험요인으로 지적된 도축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온세척소독시스템 보급지원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는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복지부가 사용한 예산이 8천억원 수준이었는데 2010년 구제역은 3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유발했다”며 “더 이상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전문성을 반영한 방역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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