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의 당뇨관리 정복하기⑤] 인슐린 요법,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Par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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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필자 탓에 연재가 늦어진다고 메일을 통해 문의와 채찍질을 해주신 많은 선생님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올리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지난 회 차에 이어서 대표적인 중간형 인슐린인 NPH (Humulin® N, Novolin® N) 요법을 좀 더 다양한 사례별로 다뤄 보겠다.

인슐린 요법에 대해 원장님들께서 가장 많이 문의하시는 내용들은,

1) 환자의 혈당에 따라 초기 인슐린 용량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2) 혈당곡선을 작성하는 방법은?

3) 혈당곡선을 토대로 어떻게 (얼마나)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지?

4) 초기에 어느 정도 유지되던 혈당곡선이 이후 조절 되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이다. 이 중 1, 2번에 관한 답은 지난 회차(보러가기)에서 다뤘다. 이번 회차는 특히 3번째 문의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혈당 곡선을 작성한 후 인슐린 용량을 조절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필자가 비교적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의 6가지 원칙을 반복하는 것이다.

1. Nadir > 150 mg/dl 이고, pre-insulin glucose (인슐린 투약 전 혈당치) > 180 mg/dl 인 경우

   ● Nadir가 높으므로, 결국 혈당이 높은 경우이다.

   ● Insulin 용량은 20 % 증량한다.

2. 90 < Nadir < 150 mg/dl 이고, pre-insulin glucose > 180 mg/dl 인 경우

   ● Nadir가 적정 범위에 있으므로, 인슐린 용량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 Insulin 용량은 그대로 유지한다.

3. 55 < Nadir < 90 mg/dl 이고, pre-insulin glucose (아침, 저녁 둘 중 하나라도) < 180 mg/dl 

   ● Nadir가 낮으므로, 혈당이 낮은 경우이다.

   ● Insulin 용량은 20 % 감량한다.

4. Nadir < 55 mg/dl 이거나 혹은 hypoglycemia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 Nadir가 많이 낮으므로, 결국 혈당이 크게 낮은 경우이다.

   ● Insulin 용량은 50 % 감량한다.

   ● 보통 당뇨 환자에서 고혈당이 위험하다고들 생각하시는데, 저혈당은 고혈당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잘못하면 한 번에 환자를 잃을 수도 있고, 환자를 잃지 않더라도 이런 일을 겪은 보호자의 순응도는 크게 떨어지게 되므로 저혈당은 절대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5. Final pre-insulin glucose < 90 mg/dl

   ● 아침 또는 저녁에 인슐린을 투약하기 전 혈당이 낮은 경우이다.

   ● 초기에 인슐린 용량을 결정할 때 nadir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은데, 중요한 것은 저혈당이 오지 않는 가운데 nadir를 낮추는 것이다.

   ● 이 경우는 결국 인슐린 투약 전부터 혈당이 낮은 경우이므로 당연히 인슐린은 투약하지 않는다.

   ● 이런 경우 해당 시간대의 insulin 투약은 건너뛰고, 식이는 정상적으로 급여한다.

   ● 또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음 주사 시 insulin 용량을 20 % 정도 감량한다.

6. Final pre-insulin glucose < 55 mg/dl

   ● 5번과 유사한 경우이지만, 혈당이 더 낮은 경우이다.

   ● 동일하게 대처하고, 다음 번 주사 시 insulin 용량은 50 % 까지 감량한다.

   

자, 위 6개의 원칙을 사용하면 장담컨대 어떤 당뇨 환자의 혈당곡선도 작성하고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함정이 있다. 사람, 특히 한국인의 뇌는 한 번에 3가지까지만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도 역시 한국인이니 이런 고충을 감안해서 6가지를 과감히 반으로 줄여보고자 한다.

결국 6가지 중 1~3번만 활용해도 혈당곡선 작성은 충분히 가능하며, 4~6번은 결국 ‘저혈당을 더 주의하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잊지 마시라, 저혈당은 왔을 때 잘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 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임을!

독자 분들을 위해 지난 시간의 케이스 1번에 이어서 몇 개의 케이스를 더 실습해보고 이번 회 차의 연재를 마치려 한다. 단지 위의 원칙을 적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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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 사례2. 11년령, 중성화한 암컷, 요크셔 테리어.
아침/저녁 8시에 NPH 0.5 IU/kg를 투약 받는 환자.

   

본 환자의 경우에서 1) Nadir, 2) Duration, 3) Fluctuation을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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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환자에서 1) Nadir, 2) Duration, 3) Fluctuation을 표기

      

1) Nadir : 노란 삼각형으로 표기한 지점 (이 시점의 혈당 185 mg/dl). 80~150 mg/dl 범위보다 높으므로 혈당이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2) Duration : 혈당 250 mg/dl을 기준으로 한다면, 대략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 까지로 판단할 수 있다. 약 4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지속시간이 짧다고 할 수 있다.

3) Fluctuation : 본 환자의 경우 아침 8시의 최고점 (410 mg/dl)과 오후 3시 경의 최저점 (185 mg/dl) 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환자에서는 225 mg/dl로 그 차이가 크지 않아 좋지만, 이미 nadir와 duration이 좋지 않으므로 의미가 없다.

Solution) 본 환자의 경우 위의 6 가지 원칙 중 1번에 해당하므로, 인슐린 용량을 20% 증량하면 될 것이다.

간혹 ‘왜 하필 20% 냐?’고 물으시는 선생님들이 있으신데, 인슐린 표준 시작 용량과 대부분의 당뇨 환자의 체중을 고려하면 20%가 여러모로 편리하다. 또한 실제로 많은 경우에 20%의 증/감량으로도 많은 환자에서 조절이 잘 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20% 증량했는데도 아직 혈당이 높다면? 해당 용량에 환자가 적응할 시간(보통 며칠 정도)을 준 후 그래도 높다면 다시 한 번 20%를 증량하면 된다. 30%든 40%든 환자와 수의사의 경험에 따라서 조절하셔도 상관은 없다. 또한 경험이 쌓이면 한 번에 그 환자에게 적절한 최적의 용량 조절을 할 수 있는 ‘감’도 생기기 마련이다.

문제는 ‘본인이 적절한 용량이라고 생각하여 20% 이상으로 증량한 용량이 그 환자에게 최적의 용량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추가 증량을 하려 해도 계산이 복잡해지고, 가장 큰 문제는 환자에게 적절한 용량을 넘어섰을 때 저혈당은 물론이고 임상적으로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경험하고 계시는 (하지만 정작 본인은 모른다는…) ‘소모기’ (Somogyi)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음 환자의 예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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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 사례3. 8년 령,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 시츄.
아침/저녁 8시에 NPH 1.2 IU/kg를 투약 받는 환자.

   

본 환자의 경우 1) Nadir, 2) Duration, 3) Fluctuation을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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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환자에서 1) Nadir, 2) Duration, 3) Fluctuation을 표기

    

1) Nadir : 노란 삼각형으로 표기한 지점의 혈당 56 mg/dl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2) Duration : 혈당 250 mg/dl을 기준으로 한다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까지 지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지속시간이 길어서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신데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물론 지속시간이 길면 좋겠지만, 문제는 저혈당이 오지 않도록 안전하면서 재현성있게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

단지 지속기간이 길기를 원한다면 원래부터 효과가 길게 나타나는 장시효성 인슐린 (glargine, detemir)이나 초 장시효성 인슐린(degludec)이 무조건 유리할 텐데, 해당하는 인슐린들이 항상 장점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의 회 차 연재에서 좀 더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본 환자의 경우 nadir가 너무 낮기 때문에 이미 저혈당과 관련된 문제들이 있을 수 있고, 설사 저혈당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현 상태의 곡선이 계속해서 재현성 있게 유지되기는 어렵다.

이 상태의 혈당 곡선에서 보호자가 인슐린을 실수로 조금만 더 뽑아서 투약해도, 환자가 사료를 평소보다 조금만 덜 먹거나 구토라도 한다면 반드시 저혈당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3) Fluctuation : 마찬가지로, 아침 8시의 최고점 (225 mg/dl)과 오후 2시 경의 최저점 (56 mg/dl) 의 차이를 생각하면 이 환자에서는 169 mg/dl로 좋은 편인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앞의 증례와 마찬가지로 이미 nadir를 수정할 필요가 있는 환자이므로 fluctuation 단독으로 좋은 것은 별 의미가 없다.

Solution) 본 환자의 경우 위의 6 가지 원칙 중 3번에 해당하므로 인슐린 용량을 20% 감량한다. 만일 환자가 이미 저혈당 증상을 보이고 있다면, 50%까지 인슐린 용량 감량이 필요할 수 있다.

맺음말

좀 더 많은 환자의 사례를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지면의 한계를 감안하여 이번 회차는 마쳐야 할 것 같다.

다음 회차에서는 당뇨 환자에서 초기에 인슐린 요법을 시작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 사례를 통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그럼 다음 연재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해마루이차진료동물병원 내과과장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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