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수의정책포럼] 방역인력 절대적 부족 심각..구제역 막을 수 없다
신속한 전두수 살처분·집중 방역으로 확산방지 성공사례..다발 지역선 불가능
2014년초 발생한 H5N8형 고병원성 AI는 아직까지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구제역도 추가돼 4월 9일까지 181건이 신고됐다. 부족한 방역인력에 비상상황이 15개월째 이어지면서, 집중력 있는 확산 방지조치가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9일 양돈수의사회 구제역 정책토론회에 패널로 나선 김산 돼지와건강수의그룹 원장은 최근 경기도 포천의 구제역 방역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3월 평택에서 포천으로 입식된 1천두의 자돈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였다. 그 이전까지 포천으로는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포천시와 경기도북부축산위생연구소 방역당국은 신고 즉시 조치에 나서, 현장 진단에서 전두수 살처분까지 12시간 안에 완료했다.
김산 원장은 “신고 즉시 빠르고 강력한 방역조치로 확산을 막은 포천 사례는 선진국에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구제역 발생이 많았던 경기 남부 방역 관계자에게 언급하니 ‘우리도 1건만 발생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연이은 발생에 지자체 방역인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방역담당 공무원은 새벽이나 주말까지 현장 방역이 이어져도 다음날이면 정상 출근 해야 한다. 발생지를 출입한 공무원은 일정 기간 동안 농가 예찰이나 소독지원 등 타 방역업무를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이날 수의정책포럼을 방문한 일본 국립동물위생연구소(NIAH) 사카모토 케니치 박사는 “일본은 170여개의 지방 가축위생시험소에서 많은 수의사들이 방역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가축질병공제제도를 통해 177개 공제조합 진료소에서 1,743명의 수의사가 산업동물 질병관리 및 방역에 협력하고 있다.
일본이 젖소(3.4배)를 제외한 비육소, 닭, 돼지 등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숫자를 사육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력적으로 더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지자체 방역조직 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동물위생시험소법’ 제정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에 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검역본부 이명헌 구제역진단과장은 “수의방역조직의 전문성 확보와 컨트롤 타워 구축, 일원화된 방역명령체계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김산 원장은 “최초 발생, 소규모 발생, 대규모 발생 등 상황별로 세분화된 방역인력 동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