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되돌아간 ‘제돌이’와 함께 불법 포획됐던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고향인 제주 앞바다에서 자유를 되찾았다. 2009년 제주 인근에서 불법 포획된 후 만 6년만이다.
7월 6일 제주시 함덕 앞바다에서 열린 방류행사에는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동물자유연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2년 전 먼저 방류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와 함께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됐다. 이 중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4마리는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공연 돌고래로 활용됐다.
하지만 2011년 7월 해양경찰청이 남방큰돌고래를 불법포획한 어민을 적발하면서 자유를 되찾을 길이 열렸다.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등 동물보호단체가 불법 포획한 돌고래의 방류를 주장했고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돌이의 귀향을 결정했다. 2013년 3월에는 대법원이 불법포획한 남방큰돌고래를 돌고래쇼에 이용한 돌고래쇼 업체의 수산업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 퍼시픽랜드에 있던 4마리를 몰수, 함께 방사하기로 확정됐다.
2013년 7월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가 먼저 방류됐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방류에서 제외됐던 태산이와 복순이는 서울대공원에서 2년간의 회복기를 거쳐 올해 5월 야생적응 훈련을 위해 제주 바다로 이송됐다.
약 2달간 제주 바다에 적응하며 활어 먹이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태산이와 복순이는 6일 제주 함덕리 앞바다로 방류됐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GPS 추적 결과 방류된 태산이와 복순이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합류한 모습이 확인되면 최종 방류 성공 판정을 받게 된다.
동물자유연대는 “공연용 돌고래를 시민 참여에 의해 5마리나 야생에 돌려보내는 일은 아시아에서 최초”라며 “이는 돌고래 쇼를 대하는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진 결과이며, 한국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의 야생방류를 통해 미흡하나마 생태선진국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수산업법 시행령에 따른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고시는 교육용, 전시용, 공연용 목적을 위한 고래류 포획을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