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014 회계연도 결산안을 의결하며 가축방역 체계 개선방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이 중에서도 지자체 방역현장을 중심으로 전담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농해수위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방역 전담 인력 부족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현장방역을 담당하는 시도 방역기관(동물위생시험소)과 시군 축산담당팀이 문제다. 각 시도 지소를 포함한 전국 동물위생시험소 43개소의 방역인력은 평균 21명에 그쳤고, 시군 가축방역관은 평균 1.2명에 불과하다. 228개 지자체 중 62곳에는 가축방역관이 아예 없을 정도다.
1~2명에 불과한 기초지자체 방역전담 인원으로는 실효적인 현장 방역 정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모 시군 방역관계자는 “구제역 백신접종 확인 및 추가접종, 이동통제, 살처분 매몰 등 악성 가축전염병 발생 시 밀려드는 행정업무를 처리하기에도 벅차다”며 “농장이 실제로 이동통제를 잘 따르는지, 예찰은 잘 하는지, 주요 전파위험요인인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은 잘 되고 있는지 등을 실제로 관리할 여력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방역인력이 부족한 일부 시군에서는, 군 대체복무 중인 공중방역수의사에게 방역행정 업무가 지나치게 집중되는 경우도 있다.
3년여 간격으로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가 창궐할 때마다 지자체 방역인력 확충문제가 도마에 올랐지만 개선은 지지부진한 상황.
농해수위 전문위원실은 “체계적이고 신속한 방역업무 위해서는 방역 전담 인력을 적정 수준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인력 증원은 행정안전부의 정원 통제와 악화된 지자체 재정여건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젊은 수의사들이 지방 방역 공무원직에 좀처럼 지원하지 않게 됐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신용욱 충남도청 가축방역팀장은 지난 1일 구제역 방역대책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힘든 방역업무에 비해 지원이나 인센티브가 적다”며 “수의사 모집 공고를 내도 지방에는 좀처럼 지원하지 않고, 뽑는다 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1~2년 내에 그만두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수의사로서 할 수 있는 다른 직업에 비해 수의직 공무원의 근무조건과 대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무원에 지원하더라도 검역본부나 식약처 등 중앙정부조직에 지원이 몰리는 현상도 이와 연관이 있다.
때문에 ‘6년제 출신 수의사가 10년째 배출되고 있지만 수의직 공무원의 지위는 그에 맞게 올라오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농해수위 전문위원실은 먼저 가축방역관이 없는 62개 시군은 최소 1명 이상씩을 증원하고,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방역사 인력을 확충해 기동성 있는 중앙 방역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검역본부와 전국 지자체에 500여명 가량의 방역인력 증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는 방역정책의 핵심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방역조직을 강화해야 자연스럽게 지자체 조직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농식품부 안에 ‘국’ 단위의 방역조직이 생겨야 그에 대응하는 시도청의 ‘과’ 단위 방역조직, 시군구의 ‘계’ 단위 방역조직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