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형 회장 ˝KAHA는 단순 학술단체 아닌 임상수의사 권익 위한 단체˝
22~23일 KAHA EXPO 통해 수의사 교육 뿐 아니라 보호자와의 관계 친밀하게 할 것
한국동물병원협회가 주최하는 ‘수의사와 보호자가 함께하는 동물건강의료박람회(이하 KAHA EXPO)’가 22~23일(토~일) 일산 KINTEX에서 개최됩니다.
KAHA가 기존에 개최했던 수의사 대상 학술대회를 넘어 보호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및 이벤트를 추가로 준비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KAHA EXPO를 앞두고 허주형 KAHA 회장을 데일리벳에서 만나 KAHA EXPO 준비 상황, KAHA 회장으로서의 활동, 세계수의사회 이사로서의 활동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KAHA EXPO 준비에 정신이 없을 것 같다. 메르스 사태로 한 번 연기됐던 행사라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같은 행사를 두 번 준비하는 기분이다.
메르스는 발생 초기에 막을 수 있었는데 정부의 감염병에 대한 인식부족, 우리 수의계처럼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는 행정 편의주의 때문에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확산을 일으키게 됐고 국가적으로 엄청난 경제비용을 치르게 된 일이다. 향후 정부에서 또 다시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고 행정 관료적으로 감염병에 대처한다면 이런 질병들은 계속 발생할거라 생각한다.
Q. KAHA EXPO가 22~23일에 개최된다. 앞선 학술대회와 달리 반려동물 보호자와 일반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대거 준비됐다고 들었다.
수의계의 최일선에는 동물병원이 있다. 즉, 수의사 하면 바로 동물병원이라고 일반 시민들이 인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병원들은 동물 치료에만 전념하다보니 일반 시민들에 대한 교육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은 인터넷이나 동물약국 등 검증되지 않는 곳에서 약이나 물품을 구입하여 동물에 대한 피해는 물론 수의사에 대한 불신까지 생기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한국동물병원협회는 KAHA EXPO를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동물병원의 순기능을 홍보하고 동물을 기르는 방법, 올바른 동물관리법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Q. 수의사와 보호자간의 갈등과 간극이 상당하다. 수의사에 대한 오해도 많고…이번 KAHA EXPO가 그런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
그렇다. KAHA EXPO의 궁극적인 목적도 바로 수의사와 보호자의 관계를 친밀하게 해보자는 데 있다.
Q. 의료기기 구매를 위한 자리도 마련된다고 들었다. 많은 의료기기, 의약품 업체가 참가한다고 들었다.
아마도 수의계 컨퍼런스 사상 가장 많은 업체가 참가하는 것 같다. 특히 동물병원의 발달이 가속화 되다보니 일부 의료기기의 경우에는 구입을 하려고 해도 그 구입처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EXPO에는 KIMES(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에 참가한 많은 업체들이 전시하기 때문에 동물병원 수의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사전신청자에 한하여 박람회 현장에서 의료기기 업체와 1:1 구매 상담을 주선해주는 ‘바이메디컬 프로그램(Buy Medical 지원프로그램)’도 진행된다.
Q. 보호자 대상의 프로그램이 강화되고, 박람회 형태를 띤다고 해서 수의사 대상 학술 프로그램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하던데.
그렇다. 수의사 대상 학술프로그램은 오히려 강화되었다. 특히 일본에서 요즘 한창 떠오르고 있는 오존수를 이용한 동물의 질병 치료 응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Q. 연수교육 시간 인정은 가능한가?
연수교육 인정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임상수의사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동물병원에 종사하는 원장님은 물론 많은 임상수의사 선생님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연수교육시간 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있다. 관제적인 교육 인정은 임상수의사들이 지속적으로 받는 교육에 대한 모독이며, 순수 임상수의사의 결집체인 우리 한국동물병원협회가 관제적인 교육에서 탈피하는 것만이 임상수의사에 의한 진정한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수교육의 본래 의미 또한 국가방역 및 감염성 질병에 대한 교육이 주가 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대한수의사회를 비롯한 각 지역 수의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임기 중 한국동물병원협회의 홀로서기를 위한 밑거름을 만들기 위해 임상수의사의 자존심을 연수교육이라는 목걸이에 목을 메일 수는 없다.
Q.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보궐선거를 통해 위기의 KAHA를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왔는데, 현재까지 활동…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17개월이 한 순간의 구름처럼 지나갔다.
당시 인천시수의사회장직을 맡고 있었는데, KAHA의 추락은 너무나도 우리 임상수의사들에게 큰 손실이며, 추후 우리 임상수의사의 이익이 다른 조직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임상수의사의 권익 쟁취는 수의사회가 아니라 동물병원협회가 나서야 한다는 대명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직전 회장님의 추천을 받아 추대형식으로 KAHA를 맡았다. KAHA 임원으로 활동하다가 10년 만에 돌아온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했다. 임원진의 구성도 비상대책위원회처럼 꾸렸고, 정책도 비대위의 일처럼 추진해나갔다.
이제는 창립 25년 만에 사무실을 이전했으며, 회원 수도 거의 천 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임상수의사의 권익쟁취에는 많은 부분에서 적극 나서지 못하여 지금도 많은 임상수의사 선생님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점에 대해서 현재 이 시간에도 KAHA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전국의 임상수의사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전한다.
Q.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의 계획이 있다면?
이제 4개월 정도 남은 것 같다. 많은 부분에서 어느 정도 역할은 한 것도 같다.
하지만 체외진단기 문제, 동물등록제 문제, 수의사법 시행령 제12조의 자가진료 조항 개정등 후임을 맡게 될 회장을 위해서 어느 정도 행정적인 뒷받침을 해야 될 것 같다. 또한 KAHA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각급 조직위원회의 재정비도 구상해봐야 할 것 같다.
Q. 세계수의사대회가 2017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다. 세계수의사회(WVA)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이사로도 활동 중인데, 대회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알려 달라
세계수의사회 이사가 이렇게 일이 많은 줄 몰랐다.
세계수의사회 이사는 대한수의사회 이사나 각급 수의사단체의 이사와는 다르게 집행기구인 것 같다. 아마도 유럽이 의원 내각제가 발달되었기 때문에 비정부기구 등도 이사의 의견들이 절대적인 가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향후 세계수의사회 이사를 하여야만 세계수의사회장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게 정관이 개정되었다.
2017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제33차 세계수의사대회의 성공가능성은 높다고 하겠다. 얼마 전 조직위원회도 꾸려졌고, 조직위원장도 추대하였으며 이제 그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 대회에는 북한 수의사도 초청하여 명실공히 세계대회가 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으며, 인천선언을 통해 향후 전 세계 수의사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할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KAHA 회원과 수의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KAHA는 학술단체가 아닙니다. 오로지 임상수의사의 권익쟁취를 위한 단체입니다.
지난날 수의사 권익쟁취의 현장에 적극 나서지 못한 점 KAHA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우리 임상수의사 선생님들이 KAHA라는 깃발아래 모여야만 임상수의사의 권익을 정확히 정부와 관계기관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8월 22~23일 일산 KINTEX에서 개최되는 KAHA EXPO에 임상수의사 선생님 모두 오셔서 우리들의 권익쟁취를 위한 심각한 고민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