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게 먹이면 안 되는 음식- 박세명
최근 들어 홈메이드(Home-made) 식이를 먹이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상업 펫푸드에 대한 불신과 더 좋은 먹이를 주고자 하는 보호자들의 바람이 맞물려 앞으로도 더욱 홈메이드 식이를 선택하는 보호자의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홈메이드 식이는 조리된 것과 생식을 포함한 것으로 적은 영양소 파괴, 화학 성분의 최소화, 높은 흡수율, 좋은 변상태, 수분섭취량의 자연스런 증가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 반려동물을 한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하여 더 좋은 것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홈메이드 식이는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검증해야 할 부분이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특히 공중보건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위생관리와 영양소 불균형 부분에서 더욱 세심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홈메이드 식이가 늘어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온라인에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에게 좋은 음식은 반려동물에게도 좋을 것으로 판단하여 적용하고, 간혹 먹여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그 음식은 바로 반려동물에게 좋은 음식이 되기도 합니다. 먹이면 안 되는 음식의 의미는 모든 반려동물에서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동물에게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고, 어떤 동물은 극소량으로도 위급한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에서 좋은 음식을 검증 없이 반려동물에게 바로 먹이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 아닙니다.
또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상업생식에도 독이 될 수 있는 원료가 들어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먹이로 선택하기 전에 어떤 음식이 반려동물에게 독이 될 수 있는지 알아두셔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음은 개나 고양이에게 독이 될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가, 나, 다 순)
개와 고양이에서 독이 되는 마늘, 양파, 부추는 특히 아키다, 시바와 같은 일본 혈통 종과 고양이에서 더욱 민감하게 반응을 나타냅니다. 중독증상은 적혈구의 산화손상과 위장관염에 의해 침흘림, 오심, 구토, 설사, 기면, 복통, 심박수·호흡수 증가, 운동기피, 빈혈에 의한 점막창백 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개에서 독이 되는 마카다미아는 심할 경우 기면, 체온상승, 구토, 떨림, 관절 강직으로 인해 걷기 어려운 상태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운동신경, 신경근육 이음부, 근섬유 혹은 신경 전달 물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에서 독이 될 수 있는 요리되지 않은 빵반죽은 위팽창을 일으켜, 침흘림, 구역질, 구토, 허탈, 저혈압, 코마, 저체온증, 죽음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빵반죽에 들어있는 효모는 발효되어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생산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알코올을 먹였을 때와 마찬가지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사과의 씨를 포함한 심지 부분은 개와 고양이에게 독이 될 수 있는시안화물이 들어있습니다. 동공확대, 호흡곤란, 헐떡임,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일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속씨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딱딱한 겉씨입니다. 감의 씨는 개에서 소장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또한 물리적인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살구, 복숭아, 자두의 씨 또한 이러한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시안화물이 함유되어 있어 개와 고양이에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독소는 세포의 산소운반에 필수 효소인 시토크롬 옥시다아제(cytochrome oxidase)를 억제하여 호흡곤란, 동공확대, 쇼크, 죽음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람이 흔히 사용하고 있는 식탁용 소금은 많은 양을 먹었을 경우 개와 고양이에서 큰 독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구토, 설사, 식욕부진, 기면, 체내에 비정상적인 체액축적, 심한 갈증 혹은 배뇨, 신장손상, 떨림, 간질, 코마, 죽음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신중한 수액공급과 전해질 모니터링, 탈수와 뇌부종에 대한 치료, 그 외 대증치료를 통해 관리하게 됩니다.
아보카도는 페르신(persin)라고 불리는 독소가 들어있어 개와 고양이에서 구토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새와 반추동물에서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아보카도를 먹은 새는 제대로 앉을 수 없고, 호흡곤란 및 죽음까지 야기할 수 있으며, 반추동물에서는 급사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개와 고양이에서 독이 될 수 있는 알코올은 소량으로도 침흘림, 구역질, 구토, 위팽창, 심박수 증가, 저혈압, 코마, 저체온증, 사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오렌지 껍질과 과육의 바깥 하얀 부분은 개와 고양이에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구토, 설사, 우울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유에 들어있는 락토오스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은 개와 고양이에게 유제품은 설사와 구토 같은 위장관 장애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사람이 처방받은 약이 바로 반려동물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중독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약은 반드시 반려동물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사람들이 감기나 진통을 위해 많이 먹는 아세트아미노펜 혹은 이부프로펜과 같은 성분은 개와 고양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개에서 독이되는 자일리톨은 사람이 먹는 여러가지 음식과 구강용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원료로 개에서 0.1mg/kg의 양으로도 10~15분 안에 저혈당으로 인한 급성증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양을 먹었을 경우 급성 간괴사를 일으키게 됩니다.
증상으로는 기면, 허탈, 구토, 떨림, 간질, 황달, 흑색변, 코마, 죽음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치료를 위해 혈당과 간기능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수액요법, 간 보호제 공급이 추천됩니다.
초크체리(Choke cherry), 블랙체리(Black cherry), 체리라우렐(Cherry laurel)을 포함한 체리나무와 관목류(Prunus sp)는 개와 고양이에게 독이 되는 시안화물 배당체를 함유하고 있으며, 씨 주변의 잘 익은 과육 이외의 모든 부분에 있는 시안화물로 인해 동공확대, 호흡곤란, 쇼크, 죽음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에게 독이 되는 초콜릿에 함유된 메칠잔틴(methylxanthine)은 구토, 설사, 활동항진, 불안, 심박수증가, 고혈압, 진전, 고체온증, 간질, 허탈, 죽음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마시는 다양한 음료(커피, 차, 소다, 에너지드링크, 건강음료 등)에 함유된 카페인은 개와 고양이에게 활동항진, 불안, 구토, 심박수증가, 고혈압, 불규칙한 심박, 떨림, 고체온증, 발작, 허탈, 죽음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잘 익은 붉은 토마토 이외의 덜 익은 부분과 꼭지를 포함한 녹색부분에는 감자의 녹색부분과 마찬가지로 솔라닌(solanine; 알칼로이드 배당체의 하나)을 포함하고 있어 개와 고양이에게 독이 됩니다. 그 부분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심각한 위장관 장애, 기면, 현기증 등의 증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개에서 독이 되는 포도와 건포도는 고양이와 펠릿에서도 독이 될 수 있다는 관찰기록이 있습니다. 아주 소량으로도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어떠한 기전으로 발생되는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식욕부진, 구토, 설사, 수일 후에 급성신부전이 발생하게 됩니다. 공격적인 대증치료, 수액치료, 신장기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사람의 건강에는 도움이 되는 음식들도 개, 고양이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 개와 고양이에서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사람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아무런 검증 없이 개와 고양이에게 먹이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보호자가 주는 것만 평생 먹게 되는 반려동물들을 위해 먹이에 대해선 조금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