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소의 접근성과 사료 급여 현황―명보영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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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보호소의 접근성과 사료 급여 현황

동물보호소는 동물사육시설, 축사 등의 형태로 건축물 허가를 받습니다. 동물 사육시설, 축사는 농장동물, 번식업, 개농장 등에 해당하는 건축물 허가 형태입니다. 특히, 축사의 경우 분변 등의 유기물 때문에 악취와 해충이 끊이지 않아 소독의 효과가 떨어지며, 해충으로 인한 전염병 전파 등 질병관리 측면에서도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myung_15<전남의 한 동물보호소(사진 왼쪽)와 전북의 한 동물보호소(사진 오른쪽)>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개’도 가축에 포함되어 있으며 축산행정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이란 개념이 서있지 않습니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법들이 늘어나고 동물보호소와 관련된 법들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현재 관련법은 대부분 축산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건축물 허가 뿐 아니라 동물보호소의 부정적 인식, 악취, 소음 등으로 NIMBY 현상과 유사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보호센터 설립 추진 시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결국 현재 동물보호소들이 대부분 찾기 힘든 외곽지역, 심지어 산속에 위치하고 있어 입양자, 자원봉사자가 방문하기 어렵고, 모니터링조차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예전에 전국의 동물보호소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차 펑크가 세 번이나 났고 어떤 곳은 내비게이션에 주소지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동물보호소의 위치와 접근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접근성은 입양률, 자원봉사, 지역사회에서 동물보호 교육 역할, 적절한 모니터링 등에 영향을 주며, 이런 요소들이 인도적인 동물보호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향후 동물보호소 건축물 허가제도는 크게 개선돼야 합니다. 환경부, 국토해양부, 관련 지자체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동물보호소에서의 사료 급여

동물보호소와 같이 집단 관리를 하는 곳에서는 영양상태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가 많아집니다. 이로써 에너지 소비량이 훨씬 많아지고 단백요구량이 높아지게 됩니다. 더욱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대부분 케이지 내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소화율, 흡수율이 높은 좋은 질의 급식이 이뤄져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보호소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운영자는 좋은 사료를 급여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고 있을 뿐 아니라, 알면서도 저급사료를 먹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비용’ 때문입니다. 이전 글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것이 비용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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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이 지난 사료(사진 왼쪽)와 동물보호소에서 급여하는 저급 사료(사진 오른쪽)>

실제로 시보호소를 조사한 결과, 소규모 보호시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질이 떨어지는 저급사료를 급여하고 있었습니다. 자견, 수유견, 노령견, 질병에 이환된 개체들, 심지어 고양이들에게 개사료를 급여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관리인이 적은 곳에서는 하루에 사료를 1회 급여하기도 했습니다. 개체별로 품종별로 각각 적절한 사료를 급여해야 하지만 관리인은 없고 사업이니 이익은 남겨야 하겠고… 이런 상황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호소 운영비 중 사료 구입비용이 큰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료비는 운영비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좋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최소한 먹는 거라도 질 좋은 것으로 급여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마저도 아껴서 이득을 보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언젠가 제정될 ‘동물보호센터 운영지침’에는 사료와 관련된 부분이 꼭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사료 관련 기준이 꼭 포함되면 좋겠지만 아직 국내에는 사료와 관련된 적절한 근거가 없는 상태입니다.

반려동물 사료와 관련된 기준들이 아직 세부적으로 분류되어있지 않은 채 국제적으로 미국의 AAFCO에 의한 기준이 통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시보호소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보호소의 접근성과 사료 급여 현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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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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