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알고 있듯 최근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상업 사료는 그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료(펫푸드)가 좋은 것인지 보호자나 판매자가 알 수 있는 정보는 너무 적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펫푸드 포장지에 나와 있는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또 어떤 부분에 더욱 신경 써서 체크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펫푸드(음식)는 기호성, 흡수율, 영양균형, 원료의 안전성 모두가 우수해야 좋은 펫푸드(음식)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상에 많이 퍼져있는 펫푸드(사료)등급은 오직 원료에 대한 분석만 하고 있어 좋은 원료로 만들어진 펫푸드를 선택하고자 하는 취지는 좋으나 그것으로만 펫푸드를 등급화 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아무리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펫푸드라 할지라도 잘 먹지 않으면 개와 고양이에게 좋은 음식이라 할 수 없을 것이며, 기호성도 높고, 흡수율도 좋고, 원료도 최상이지만 영양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개와 고양이에게 좋은 음식이라 할 수 없습니다.
기존의 먹이와의 비교를 통해 펫푸드의 기호성을 평가할 수 있으며, 변상태를 통해 흡수율 평가가 가능합니다. 그 외 원료는 포장지에 나와 있어 대략적인 평가가 가능하지만 영양소균형 부분에 대한 평가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영양소 프로파일을 펫푸드 회사에서 제공받아 평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처음 펫푸드를 선택함에 있어서 영양소 프로파일까지 검토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가 따를 것이며, 포장지에 제공된 정보를 간단히 평가하는 방법만이라도 알아두시면 유용한 정보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펫푸드 선택 시 유의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법적 표기사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펫푸드 포장지에 조단백, 조지방, 칼슘, 인, 회분, 조섬유, 수분의 함량을 표기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함량을 이용하여 기본적으로 AAFCO(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 상업 펫푸드에 대한 관련 규정과 영양소 함량 기준 제시)에서 제시하는 최소함량 기준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자료는 AAFCO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음 표는 가장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영양소 함량 기준입니다. 만약 기준에 맞지 않다면 장기간 급여로 인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으니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2. 원료표기 사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
펫푸드 포장지에는 많이 사용된 원료부터 차례대로 원료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원료를 체크할 때는 다양한 단백질원이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간 급여를 위해서는 다양한 단백질원을 사용한 펫푸드가 더 유익합니다. 단일 단백질원 사용으로 부족할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 종류와 함유량을 보다 더 적절히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원이 가장 앞에 표기되었다고 무조건 좋지 않은 펫푸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다양한 단백질원을 사용하고 단일 탄수화물원을 사용한 펫푸드라면 탄수화물원이 가장 앞에 표기될 수도 있으므로 신중히 원료 부분에 대해 평가해야 합니다.
가끔씩 펫푸드 회사에서 탄수화물원을 단백질원보다 뒤에 표기하기 위해 같은 원료를 분리하여 표기하는 속임수를 쓰기도하니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밀가루를 ground wheat, wheat flour로 나누어 표기하여 그 양이 적어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 오메가 3, 오메가 6 지방산
다음으로 오메가 3 지방산과 오메가 6 지방산 원료가 충분히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개와 고양이에게 오메가 3/6 지방산은 필수영양소로 원료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일부 펫푸드에서 그런 원료들을 제대로 넣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에게 오메가 3 지방산(EPA/DHA) 원료로 연어오일, 대구간유, 청어오일, 크릴오일 등이 주로 사용되며, 오메가 6 지방산(Arachidonic acid) 원료로는 계유, 돈유 등의 동물성기름이 더욱 적합합니다. 보라지오일, 홍화씨유, 해바라기씨유 등의 식물성기름에는 오메가 6 지방산(Linoleic acid)이, 들기름, 아마인유 등의 식물성기름에는 오메가 3 지방산(α-linolenic acid)이 풍부하지만 안타깝게도 (특히 고양이에서) 분해효소가 거의 없어 체내에서 제대로 이용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아라키돈산과 EPA/DHA가 풍부한 오메가지방산 원료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오메가 지방산은 산소와 만나 산화를 일으켜 사료의 변질과 발암성분인 페록사이드(Peroxides)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산화를 막기 위해 펫푸드 회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산화방지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까지 대부분의 펫푸드 회사들은 합성산화방지제(예; BHA, BHT, Ethoxyquin 등)를 사용하였으나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는 관련 자료들과 보호자들의 합성 산화방지제 사용 펫푸드 거부 등의 움직임으로 인해 최근에는 많은 펫푸드 회사들이 합성산화방지제 대신 비타민 E를 사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무리 함량기준보다 적게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합성 산화방지제를 대신할 원료가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외에 개와 고양이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원료의 사용여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가끔씩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진 식품원료지만 개와 고양이에게는 해가 될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한 펫푸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원료를 꼼꼼히 봐야겠습니다.
3. 기타 고려사항
우리는 흔히 펫푸드 포장지에서 Organic, Natural, Human grade, Holistic, Super-premium과 같은 표기를 볼 수 있습니다.
외국산 펫푸드에 한해서 이러한 용어 중 믿을 수 있는 용어는 ‘Organic’과 ‘Natural’ 정도 입니다. 그 외의 용어는 각 펫푸드 회사의 마케팅 용어일 뿐입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아직 국내산 펫푸드에서는 이와 같은 용어들에 대한 어떠한 법적 제재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빠를 시일 내에 국내산 펫푸드에서도 법적인 관리체계가 더욱 견고해 지길 바래봅니다.
보호자가 주는 것만 평생 먹는 반려동물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조언을 통한 펫푸드(음식) 선택이라 하겠습니다. 최근에 동물병원을 거치지 않고 판매되는 펫푸드 브랜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 펫푸드들을 살펴보면 영양학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들이 꽤 많이 발견됩니다.
장기간 급여가 불가능한 영양소 함량임에도 불구하고 전 견종/전 연령 급여가능으로 표기하거나, 원료표기 상으로 그 기능에 대한 어떠한 원료나 영양소도 함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을 가진 펫푸드인 것처럼 포장지에 표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니 선택 전에 면밀히 보셔야 합니다. 주로 칼슘과 인이 과다하거나 부족하고 그 비율 또한 깨져있어 장기간 급여 시 건강상의 문제를 반드시 야기할 수 있어 심히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펫푸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여건상 어려울 경우 위에서 조언해드린 대로 포장지에 나와 있는 정보를 꼼꼼히 따져서 장기간 급여가 가능한지를 평가한 후 펫푸드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판매 혹 급여하고 있는 펫푸드에 대한 정확한 영양소 프로파일을 펫푸드 회사에게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특정 펫푸드의 원료배합비는 그 회사의 기밀일 수도 있으나, 함유하고 있는 모든 영양소 프로파일은 기밀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비용을 지불하기만 하면 충분히 검사 후 그 결과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펫푸드 회사에서는 반드시 영양소 프로파일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상업 펫푸드에 대해 공개된 정보가 너무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공개되어 있는 최소한의 정보라도 면밀히 따져보고, 기호성과 흡수율 평가를 위해 먹여본 뒤 펫푸드를 최종 선택하는 치밀함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