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와 반려견을 서열의 눈으로 보지 말라˝
반려동물행동학연구회, 보호자-반려견의 수평적 신뢰관계 유도해야
“우위성이론에서 벗어나 반려견과 보호자의 관계를 긍정적 리더쉽에 기반한 신뢰관계로 만들 수 있도록 수의사들이 조언해야 한다”
서울시수의사회 반려동물행동학연구회는 지난 10월 연수교육에 이어 8일 교육에서도 행동학 특강을 이어갔다.
이날 연자로 나선 정병성 마야네동물병원장은 서열관계를 중심으로 한 우위성이론의 문제점과 대안을 다뤘다.
인터넷 등을 통해 보호자 사이에서 자리잡은 ‘우위성이론’은 여러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며, 일선 동물병원 수의사가 상담을 통해 보호자가 반려견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성 원장은 “개는 늑대에 비해 우위-복종관계에 덜 집착하며, 사람을 우열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행동학적 문제를 단순히 우열관계의 눈으로만 바라보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손을 물거나, 점프해서 달려들거나, 불러도 오지 않는 등의 행동은 개가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고 판단해서라기보다는, 과거의 경험에 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행동학적 이슈를 서열의 관점에서 보면 ‘벌칙’으로 교정할 수 밖에 없다는 단점도 지적했다.
벌칙으로 행동을 교정하려면 적절한 강도로 문제행동 직후(2초 이내)에 벌칙을 반복적으로 부여해야 하지만 일반 보호자로서는 쉽지 않다는 것. 벌칙으로 특정 행동을 억제할 수는 있어도, 이를 대체할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정 원장은 “벌칙 대신 보호자가 모든 자원을 통제하면서 좋은 행동에 보상을 줘 동기를 부여하는 긍정적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의사가 교육해야 한다”며 “질병의 치료에서 더 나아가 반려견과 보호자의 행복한 생활을 만들어주는 것이 수의사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반려견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은 철저히 무시하되, 적절한 행동은 바로 보상함으로써 긍정적 강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민 서울시수의사회 총무이사는 “일선 동물병원이 보호자로부터 행동학적 질문을 많이 받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에서 아직 행동학적 역량이 충분치 못한 경우가 있다”며 “서울시수의사회는 연수교육 때마다 짧은 행동학 특강을 마련해 회원 병원경영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6일 열릴 6차 연수교육에서는 반려동물의 사회화와 관련된 특강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