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방사선 치료 전망 밝다` 방사선치료·종양내과전문의 호소야 켄지

[인터뷰] 반려동물 종양치료 전문의 호소야 켄지 日북해도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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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수의전문의가 되려면 힘든 수련과정과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한 과목도 아닌 두 과목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고국에 돌아와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일본 북해도 대학의 호소야 켄지 교수인데요, 호소야 교수는 암 방사선 치료 분야의 미국수의방사선학전문의(ACVR)와 종양내과 분야의 미국수의내과학전문의(ACVIM) 자격을 취득하여 현재 종양 치료에 내과, 외과, 방사선적 치료 방법을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년 각 분야 미국수의전문의를 초청해온 충북대 수의대는 지난 9일 성봉수의학술제를 맞이해 호소야 교수를 초청했습니다. 두 번째로 충북대를 방문한 호소야 교수는 방문기간동안 대학원생을 위한 수의종양학 강연, 학부생을 위한 방사선종양학의 기본에 대한 강연을 펼쳤습니다.

데일리벳이 방한 기간 중 호소야 교수를 만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종양의 방사선 치료와 그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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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야 켄지 일본 북해도대학 교수

Q. 미국에서 두 가지 분야의 전문의임에도 현재는 일본에서 교수로 활동중인 점이 흥미롭다. 약력을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

북해도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방사선종양학의 전문의 과정(residency)을 마친 후 시험을 통과했다. 그 후 종양내과 전문의 과정에 참가했는데, 과정을 마친 후 시험을 보기 전에 일본 북해도 대학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 이듬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종양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Q. 방사선 종양학(Radiation oncology)이란 무엇인가

나는 미국에서 종양내과와 방사선종양학을 공부했다. 엄밀히 말하면 방사선종양학은 방사선학(Radiation)과는 조금 다르다. 방사선학보다는 종양학에 더 가깝다.

종양학은 종양내과, 종양외과, 방사선종양학으로 나뉜다. 종양은 전반적인 진단을 내린 후 치료에 항암요법, 방사선치료, 수술적 제거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즉 종양내과(Medical oncology)는 전반적 진단과 종양에 대한 항암요법을, 방사선종양학(Radiation oncology)은 종양에 대한 방사선적 치료를, 종양외과(Surgical oncology)는 수술적 제거를 다룬다.

Q. 미국유학을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한 분야의 전문의가 되는 것도 어려운데 두 분야를 공부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엄밀히 말하면 다른 분야는 아니다. 현재도 내가 담당하는 종양외과에서 종양의 수술적 제거를 많이 하지만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일본의 외과실험실에서 종양외과를 공부하면서 종양환자를 더 잘 치료하려면 항암요범이나 방사선치료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분야였다. 그래서 미국에 건너가 배운 후, 그 지식과 경험을 일본으로 다시 가져와야겠다고 결심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종양치료를 수의사 1명이 하지 않는다. 종양외과전문의, 종양내과전문의, 방사선종양전문의가 팀 개념으로 접근한다(Team approach). 그러나 일본에서는 다르다. 제한된 수의 의료진 때문에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물론 수의사 한 명이 다 하는 것 보다는 여러 명이 팀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항암요법, 방사선치료, 종양수술을 아는 수의사로서 세 가지 방법을 종합해 환자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은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고, 보호자에게 치료를 위한 보다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게 됐다.

Q. 많은 분야 중 종양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사실 내가 종양학을 선택했다기 보다는 일본에서의 지도교수님의 영향을 받았다. 지도교수님께서는 주로 종양 수술에 관심을 가지셨는데, 그분께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종양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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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충북대 수의대 성봉수의학술제에서 강연 중인 호소야 교수

Q. 한국의 보호자들에게는 반려동물 종양에 대한 방사선 치료가 생소할 것이다. 일본에선 실제로 많이 활용되고 있나?

그런 편이다. 일본에서 방사선 치료는 사실 15년전부터 실시되고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은 아니다.

방사선 치료로 의뢰되어 오는 환축의 보호자들도 방사선 치료가 무슨 ‘슈퍼 하이테크’ 치료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냥 일반적인 치료법 중 하나일 뿐이다.

Q. 일반적인 치료법이라면, 비용도 비싸지 않은 수준인가?

물론 가격은 높은 편이다.(웃음) 대략 2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 된다.

보통 가장 오래 걸리는 치료법은 일주일에 5회, 월요일부터 금요일, 4주동안 20개의 치료 세션으로 구성된다. 20번의 치료 세션 동안 20번의 마취를 해야 한다. 또한 각 치료세션 시작 전 CT 촬영을 비롯한 많은 검사가 포함되기 때문에 금액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Q. 일본의 방사선 치료 장비 보급률이 궁금하다

일본의 대학 부속 동물병원 중 절반 정도가 방사선 치료 설비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방사선 치료를 수행할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어떤 대학에서는 매일 하는 치료법 대신 일주일에 1회 정도만 하고 있다.

인의에선 방사선 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5회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수의학 분야에선 인력 부족으로 일주일에 3회 하기도 하고 1회를 하기도 한다. 차선책이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반면 북해도 대학에서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말하자면 의료진들이 과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적은 인력이지만 환자들에게 많은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그렇게 운영한다. 조만간 힘들어서 전부다 관둔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웃음)

Q. 그래도 수의 분야에서 방사선치료는 아직 새로운 전문분야가 아닌가. 치료 프로토콜이 어느 정도 정립된 편이라고 볼 수 있나?

잘 정립된 편이다. 미국에서는 종양의 방사선 치료가 1970-80년대부터 쓰여 왔기 때문에 역사가 길다. 정상 조직과 종양조직을 어떤 범위, 어느 용량까지 치료할 지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장비의 발전으로 과거에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지면서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에 따라 새로운 프로토콜을 지속적으로 확립해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신기술을 활용해 한 분획에 매우 높은 용량으로 치료를 시도할 경우, 정상조직을 보호하면서 종양을 조절할 수 있는 방사선 조사 용량에 전통적인 프로토콜을 이용할 수는 없다. 나와 같은 연구자들은 여전히 안전 용량과 효과적 용량을 찾고 있다. 방사선 종양 분야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다.

Q. 종양학과 방사선종양학의 미래 전망을 어떻게 보나

종양학은 분명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그렇다. 반려동물이 오래 살게 되면서 종양케이스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방사선종양학은 아직 마이너한 분야다. 수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일본에서도 모든 도시에 방사선치료시설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방사선종양학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까지는 내과적인 치료를 제외하면 침습적인 대형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었지만, 방사선 치료가 가능해지면 치료의 선택권이 늘어난다.

또한 방사선 치료는 점차 진보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방사선 치료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한 달에만 19~20번의 마취와 치료가 반복된다. 하지만 주변 정상조직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면서 종양 자체에만 국소적으로 아주 강한 방사선을 쪼이는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쉽게 방사선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미래에는 방사선 치료뿐만 아니라 최소 침습적 내시경 종양수술, 혈관을 통한 중재적 시술 등 치료 선택지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종양학 분야는 분명히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자 하는 수의대생들에게 조언을 부탁하고 싶다

글쎄.. ‘그냥 열심히 해라?’(웃음)

물론 스스로를 위해서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주변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자 하는 목적을 잊으면 안 된다. 분명히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이여야 한다.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새로운 분야를 배울 필요도 없지 않나. 새로운 분야를 배우려는 이유는 누군가를 치료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 후엔 그 지식을 동료들에게 나누어야 한다. 지식은 혼자서만 알고 있으면 안 된다. 자신과 같은 지식수준을 갖춘 사람이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최종 목표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긴 하다. 일본의 인턴, 레지던트도 미국에서와 동일한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나도 미국 유학을 결심했을 때 언어문제라든지, 다른 나라에 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일본학생들도, 한국학생들도 굳이 미국 등에 가지 않아도 모국에서 원하는 만큼의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종양센터’를 만들어 일본에 내가 아는 지식을 나누고 싶다. 이게 내 나름대로의 목표다. 한국에서도 누군가가 이런 일을 한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호소야 켄지 교수와의 인터뷰를 주선한 충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와 김근형 센터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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