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강의교수가 10일(목) 개최된 ‘투견도박 근절 및 동물학대 방지’ 정책토론회에서 인간동물학의 관점에서 본 동물학대에 대해 설명했다.
인간동물학(Human-Animal Study, Anthrozoology)이란 인간과 동물 사이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새로운 학문분야로, 독립적인 분야라기보다 생물학을 비롯해 수의학, 의학, 문학, 사회학, 인류학, 철학, 법학 등을 포괄하는 융합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천명선 교수는 “인간동물학에서 동물학대는 동물을 죽이거나 고통을 주는 등 동물에게 가해지는 직접적인 폭력뿐 아니라 구조적이고 제도화된 폭력, 즉 문화와 환경을 모두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천명선 교수에 따르면 개는 다른 동물보다 인간과 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인간은 여러 활동에 적합하도록 개의 품종을 인위적으로 변화시켜왔고, 이들을 특별한 방법으로 훈련시킨다. 이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정체성은 이들이 키우고 훈련하는 동물을 매개로 형성된다. 이렇게 생산된 동물은 이들의 자랑거리이며 재산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때로는 개가 인간과 맺어 온 정상적인 관계(신뢰와 길들이기)를 벗어나 가학적인 관계를 만든다.
천명선 교수는 “가학적인 관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투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견은 그 잔혹성과 사행성으로 인해 이미 금지되어 있는 불법행위다. 그러나 일부에서 벌어지는 불법에 이용되는 개들과 이미 투견으로 길러진 개들을 구조하고 보호하기 위해 법 개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주영 기자 yangju@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