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포항 승마장 건립 주민 반대..전문가들 “승마장은 혐오시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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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승마공원(마장골) 개장 2개월 앞두고 주민 반대 심해

정부는 "말산업 키우자"  지역 주민은 "혐오시설 설립 반대"

승마장 건립이 추진되는 곳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지난 1월 착공한 '포항시립승마공원'은 오는 8월 개장을 앞두고,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와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학부모와 주민들은 '승마장 건립 반대모임'을 결성하고, 반대 서명운동과 함께 전단지를 배포 및 포항시청 앞 집회까지 준비하며 승마장 건립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승마장 건립을 반대하는 한 학부모는 "학교와 불과 2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승마장이 들어서면 파리가 들끓고 악취로 수업에 지장을 받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전국 어디에도 주거단지, 학교 인근에 승마장이 들어온 적이 없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소수를 위한 사업 때문에 주민 반발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포항시의 속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승마장 건립 반대 모임 관계자도 "가처분 신청을 통해 공사를 중지시키고, 소송을 통해 주민 의견을 무시한 행정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보여줄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승마장 조성사업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며 "알려진 것과 달리 말은 70마리가 아니라 최대 52마리만 사육하며, 친환경 승마장 조성을 통해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전했다.

포항승마공원
포항시립승마공원 마장골 조감도 – 포항시 제공

수원의 재활승마장 건립도 주민반대 심해…결국 위치변경, 규모축소

옛 서울대학교 농생대 캠퍼스(수원 서둔동)에 건립되는 '재활승마장'도 주민반대에 부딪혀 위치가 변경되고, 규모가 축소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서울대 수의대는 작년 7월, 서둔동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에 1,770 규모의 재활승마장 건립계획안을 수원시에 제출했다. 당시 재활승마장 설립 목적은 '장애가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승마를 통한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것' 이었다.

하지만 승마장 건립 예정지 바로 담 넘어에 서호중학교가 자리잡고 있어 학교보건법(200m 이내 분뇨처리시설 금지)에 저촉이 됐고, 그로 인해 재활승마장 건립이 중단됐었다.

그렇게 중단됐던 재활승마장 건립이 승마장 분료처리시설을 학교로부터 200m 이상 떨어진 지하에 설치한다는 수정안과 함께 지난 4월부터 재추진됐다.

수정안에는 학교와 재활승마장 사이에 30~5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센터규모도 1,770에서 1620으로 줄이며, 마방도 수용규모도 26마리에서 14마리로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재활승마장 건립이 재추진되자 주민들이 다시 반발하고 나섰다.

한 서둔동 주민은 "서둔동 주민들은 비행장 소음으로 고통 받는 것도 모자라, 이젠 분뇨로 인한 악취까지 감수해야 하냐" 면서 "법망을 피해 위치를 조금 바꾸고 생색낼 것이 아니라 논쟁의 여지가 없도록,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 고 주장했다.

재활승마장조감도
서울대 재활승마장 조감도 – 서울대 제공

전문가들 "말의 분뇨는 악취 적고, 승마장은 친화경으로 건립되므로 혐오시설 아냐"

한편, 승마장 건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행동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말 산업 육성법'을 만들 정도로 빠르게 말 산업을 키우고 있는데, 지역 주민들의 의식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승마장을 혐오시설로 보고 있다는 것. 

실제 특정 동물 산업을 위한 별도의 법이 생긴건 '말 산업 육성법'이 최초다.

한 수의학과 교수는 "말은 다른 가축과 달리 분뇨의 수분 함량이 적어 악취가 심하지 않으며, 그마저도 친환경 처리시설을 통해 처리되기 때문에 냄새 없이 처리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승마장은 단순 승마시설을 떠나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해 주민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다" 며 "승마장은 혐오시설이 아니라 산업 발전과 함께 주민의 삶의질을 높일 수 있는 시설" 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시립승마공원은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공정률이 80%가 넘은 만큼 이제와서 승마장 건립을 취소하기 힘든 상황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청회 등 절차를 다 거쳤고,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는 만큼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 될 것" 이라며 "다만 해당 지역 아파트 단지를 돌며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해 이해를 도울 것" 이라고 전했다.

지역주민들의 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말산업에 대한 관심·지원이 필요한 시기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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