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수의사회 `살처분 신속화, 고병원성 AI 백신 효능평가 나서야`
군병력 투입해 신속한 살처분 필요..확산속도 늦출 링백신 활용 검토해야
한국가금수의사회(회장 윤종웅)가 22일 대전 라온컨벤션에서 고병원성 AI 종식 방안을 모색하는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내 AI 방역정책의 문제점과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 가능성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일선 가금수의사들을 중심으로 오세을 양계협회장 등 생산자와 일선 가금수의사, 수의학계, 정부 및 지자체 담당자 등 각계 AI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가금수의사회는 토론회 후 성명을 내고 “정부가 기존 방역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라”면서 “군병력 투입 등 신속한 살처분 대책과 고병원성 AI 백신의 효능평가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살처분 속도 늦어 추가확산 위험..군병력 투입 등 신속 살처분 범정부 대책 촉구
이날 가금수의사들은 “살처분 매몰속도가 확산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AI 확인 후 24시간 안에 신속히 살처분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는 AI를 확인한 농장에서도 살처분 인력을 구하지 못해 2, 3일씩 대기하고, 규모가 크면 살처분 과정에만 며칠씩 소요되는 실정이다.
그 기간 동안 농장 안에서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증식해 추가 전파를 유발하거나 살처분 인력에게도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위대를 투입해 24시간내에 살처분을 완료하는 일본과는 대비된다.
황재웅 수의사는 “국내 발생농장은 살처분을 결정한지 2~3일 후에나 시작해 규모가 큰 농장에선 1주일을 넘기기도 한다”며 “반면 일본에서는 31만수 사육농가에 자위대원 3천여명을 투입해 하룻밤새 살처분을 완료했다”고 꼬집었다.
가금수의사회는 “빠른 살처분을 위한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군병력을 살처분 현장에 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병원성 AI 대응 전문방역조직을 구성해 추후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원성 AI 백신, 링백신 전제로 해외 상용백신 국내 효능평가 서둘러야
AI 백신 도입에 대해서는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가금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급상황인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자들 대부분은 AI 백신 사용을 결정하기에 앞서 필요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살처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도 2014년 5천만수에 달하는 AI 피해를 입은 뒤 고병원성 AI 백신 3억두분을 비축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가금수의사회는 “정부는 백신도입 시 인체감염 위험을 우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금처럼 AI 발생이 이어지며 환경에 바이러스가 다량 노출되는 것이 더 위험하다”며 “정부의 소극적 태도가 국민의 안전과 가금산업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사용화된 고병원성 AI 백신의 국내 H5N6형 AI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평가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입방향으로는 접종축 사후관리와 지역발생상황을 고려한 ‘링백신’을 기존 살처분 정책과 병행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다수의 토론자들도 구제역 백신과 같은 전면적인 백신접종은 꺼렸다.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은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방역대책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개진하겠다”며 “현장전문가인 수의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