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 번갈아 터져도‥`방역조직 미흡` 여전
AI 발생지역 34개 중 4곳에 방역관 없어..정원확충·대우개선 병행돼야
AI 방역대응 미흡의 원인 중 하나로 현장 가축방역관 인력부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2014년부터 구제역과 AI가 계속 창궐하면서 보다 근본적인 방역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가축방역관이 없는 곳이 70곳에 달한다. H5N6형 AI가 발생한 34개 시군 중에도 경기도 김포와 충북 괴산, 전남 해남과 진도 등 4개 지역에 방역관이 없다.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구제역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하자 당시에도 방역조직 확충 문제가 대두됐다.
하지만 별다른 개선은 없다. 2015년 228개 지자체 중 62곳에 가축방역관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력문제는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
가축방역관은 지역의 가축전염병을 관리하는 수의사 공무원이다. 평시에는 예방업무를 벌이다 AI나 구제역이 발생하면 살처분, 이동제한 등 초동방역행정을 총괄한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지만 수의사들 사이에서는 갈수록 기피직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축전염병 발생이 잇따르면서 과중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조건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동물병원 임상수의사 등 다른 직종에 비해 대우도 좋지 않고, 공무원 사회 내에서도 승진 등에서 불리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2014년 농식품부가 한국능률협회에 의뢰한 가축방역체계개선연구에 따르면 당시에도 방역관이 지자체 방역팀의 계장을 맡는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이렇다 보니 일선 지자체에서는 가축방역관을 채용하기가 어렵다. 올해 한 광역지자체가 수의사(방역관) 21명을 채용하겠다며 공고를 냈지만 3명을 충원하는데 그쳤다.
가축방역관이 없는 채 H5N6형 AI가 발생한 해남, 진도도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선 가축방역관 숫자를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이고, 수의사들의 지원을 늘릴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현권 의원은 “총액인건비제도 등으로 지자체 자체적으로 인원을 늘리기는 어렵다”며 중앙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