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진료비 수가제 연구용역 추진

3월 계약체결 후 11월에 최종보고..예산 8천5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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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완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연구용역의 주 목적은 동물병원 별로 주요 질병의 예상 진료비용 범위를 고지·게시할 의무를 부과하는 진료비 공시제를 실시하기 위함이다.

소비자에게 투명한 진료비 정보를 제공하고 동물보험 개발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진료비 공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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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방역총괄과는 15일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 정책연구용역 계획을 공시했다. 올해 1월 발표된 ‘반려동물 보호 및 관련산업 육성 세부대책(이하 반려동물 산업육성 대책)’에 담긴 계획을 실제로 추진하는 것이다.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 진료비 수가제 도입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

진료비 공시제, 수가제 도입을 통해 반려동물 보험상품 개발 기반 마련하겠다는 뜻

지난 1월,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산업육성 대책을 발표하며 동물보험상품 개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진료비 공시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물병원별로 주요 질병의 예상 진료비용의 범위를 고지·게시할 의무를 부과하기 위해 2017년 내에 연구용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진료비 공시제란 ‘일정 항목의 동물 진료비용을 사전에 고지·게시하고, 고지·게시한 금액을 초과하여 징수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제도’다.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주요 질병의 예상 진료비용 범위의 고시·게시 의무 부과 관련 법률적 검토, 예상 문제점, 필요사항 등 ▲동물보험 개발 여건 개선 등과 연계한 진료비 공시제 도입 방안 ▲주요 국가의 진료비 공시제 도입 사례 조사 ▲유사법례(사람의료)에서의 진료비 공시제 도입 관련 조사 및 타 전문 서비스업(세무, 회계 등) 공시제 도입 관련 사례 조사 ▲국내와 선진 외국의 공시제 비교분석, 시사점 및 국내 도입 방안 도출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총 예산은 8천5백만 원이며 연구기간은 9개월이다. 3월 중 계약을 체결하고 11월에 최종보고서가 제출된다.

진료비 수가제 도입 관련 연구도 진행된다.

▲진료비용 수가제도 도입 관련 법률적 검토, 예상 문제점, 필요사항 등 조사 ▲주요 국가의 동물진료비용 수가제도 조사 ▲유사법례(사람의료)에서의 수가제도 도입 관련 조사 및 타 전문 서비스업(세무, 회계 등) 수가제도 도입 관련 사례 조사 ▲국내와 선진 외국의 진료수가제도 비교분석, 시사점 및 국내 도입 방안 도출 등이 연구용역 과제에 포함됐다.

진료비 공시제, 수가제 외에 동물진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기타 효율적인 방안에 대한 조사·연구도 실시된다.
 

진료비 공시제, 진료비 수가제…과연 소비자에게 이익인가?

한편, 이번 연구용역에 대해 ‘과연 진료비 공시제, 진료비 수가제가 소비자의 진료비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진료비 공시제와 진료비 수가제가 서로 상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동시에 추진하면 모순이 생길 수 있고, 진료비 수가제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동물병원 간 자율경쟁을 침해하여 소비자의 부담이 역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진료비 수가제부터 살펴보자.

동물병원 진료비 수가제가 도입된 독일의 경우 수가제에서 정한 금액의 3배까지 동물병원이 진료비를 자율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

예를들어 특정 진료과목의 수가가 1만원이면, 병원에 따라 1만원에서 3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3만원 초과 청구도 불가능하지만, 1만원 미만으로 청구할 수도 없다. 동물병원에서 정해진 수가 이하로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상한선’뿐 아니라 ‘하한선’ 역할도 한다. 

자율경쟁 구도에서는 개별 동물병원이 진료비를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병원 수의사 개인의선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가제가 도입되면 수가 미만의 진료비 청구가 불가능해진다. 

특정 진료과목의 수가가 1만원으로 정해지면, 현재 1만원보다 낮은 진료비를 청구하는 동물병원들도 1만원 이상 청구해야 하고, 그 경우 1만원 이하로 진료를 보던 소비자들은 오히려 부담이 커진다.

부담을 낮추려고 도입한 수가제가 역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진료비 공시제와 진료비 수가제가 서로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료비 공시제는 각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진료비 수가제는 모든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통일하는 제도인 만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같은 목적으로 2개 제도 도입을 논의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임상 수의사 A씨는 “진료비 수가제가 도입되면 진료비 공시제 자체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며 “이 두 제도를 한 연구용역에 담았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했다. 

물론, 독일처럼 수가제가 도입되더라도 그 수가에 몇 배까지는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면, 수가제가 도입된 후에도 병원마다 진료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진료비 공시제의 필요성이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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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산업육성 대책’ 내용 중 일부. 동물보험상품 개발 기반 마련을 위해 동물등록 방법을 추가로 개발하고, 동물등록제 대상을 확대하며,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연구용역의 최종 목표는 결국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

이번 연구용역의 최종 목적은 ‘경쟁력있는 반려동물 보험 상품 개발을 위한 기반 마련’이다.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수의 증가, 동물병원 치료비가 고가라는 점에서 반려동물 보험의 시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일부 소비자와 동물병원의 도덕적 해이, 높은 손해율로 보험 가입률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2015년 1년동안 반려동물 보험 판매건수는 1,724건(롯데손해보험 697건, 삼성화재 1,027건) 뿐이었으며, 전체 반려동물 보호자 중 보험 가입율은 약 0.1%수준으로 영국(20%), 미국(10%)에 비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진료비 공시제, 동물병원 진료비 수가제에 대한 연구용역이 진행되는 것도 결국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다 다르고, 진료비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보험상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보험회사 측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A씨는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시장에 비해 반려동물 보험의 활성화가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가입하고 싶은 보험 상품이 개발되고 가입률이 높아지면 보호자들의 진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반려동물 사보험 개발을 위한 기반 마련에만 집중하지 말고, 이번 연구용역을 계기로 반려동물 공보험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용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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