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복지를 위한 양돈수의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생산자-동물단체 한 측에 치우쳐선 안돼..동물 편에서 객관적 데이터로 리더쉽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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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양돈수의사회는 2월 23일 개최한 ‘미래 양돈수의사를 위한 교육’에서 질병·사양관리 등 수의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양돈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동물복지 이슈도 함께 조망했다.

이날 연자로 나선 한별팜텍 김동욱 원장은 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의 역사적 변천을 다루면서, 동물복지형 양돈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의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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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팜텍 김동욱 원장

 
양돈산업에서 가장 큰 동물복지 이슈는 스톨이다. 임신한 모돈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틀인 스톨은 동물복지형 양돈사육의 핵심기준이다. 이날 강연에서도 중심 소재였다.

유럽연합은 2013년 스톨 사육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임신 직후 4주와 분만 직전 1주를 제외하면 돼지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도 스톨사육을 금지하면서 이와 비슷한 예외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김동욱 원장은 스톨을 제거했을 때의 장단점을 함께 소개했다.

스톨을 없애면 모돈들이 자유로이 돈방을 돌아다닐 수 있지만, 동거축과의 다툼으로 상처 입는 경우가 늘어나고 개체별 관리가 어려워지는 단점도 있다.

김동욱 원장은 “스톨이 없는 모돈 집단사육 농장을 처음 갔을 때는 동물복지농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오히려 모돈끼리 다툼이 빈번하여 상처 입는 일이 많은 것을 보며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벽 자리나 먹이자동급이기에 먼저 들어가는 것을 두고 매번 경쟁하느라 싸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김동욱 원장은 “양돈산업의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업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미국양돈협회(NPB)는 3A를 제시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많아지며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게 되고(Anthropomorphism, 의인화), 축산물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며 윤리적 소비에 대한 수요가 생겼으며(Affluence, 부유함), 많은 국민들이 농촌에서 생활한 경험이 없다(Agricultural Alienation)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돈업계 스스로 돼지의 복지를 개선할 수 있는 사육형태를 제시하고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동욱 원장은 “미국에서 양돈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수의사들이 있다”며 “대중들이 동물을 다루는 일에 가장 신뢰하는 전문가가 수의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의사들이 동물의 편에 서서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생산자나 동물보호단체 한 쪽의 편을 들어서기 보다는 돼지 자체의 편에 서야 한다”며 “객관적 데이터로 돼지의 행복도를 평가하고 이를 수의사로서의 입장을 정하는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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