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회장 후보 집중 인터뷰] 기호 1번 노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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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을 뽑는 제25대 임원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한수의사회장은 수의계 안팎의 여러 이슈에 대응하는 선봉에 서 있습니다.

데일리벳이 차기 회장선거에 출마한 3인의 후보자를 만나 이들 이슈에 대한 후보자들의 생각과 공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인터뷰는 후보자간 형평성을 기하기 위해 공통질문 10개와 후보자별 개별질문 2개로 진행됐습니다.

기호 1번 노천섭 후보(만62)는 육군 수의병과장(대령)을 역임한 후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을 거쳐 현재 한수약품 부사장으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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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1-출마계기 / 대수회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한수약품 부사장으로 현장을 돌며 만난 수의사들은 크게 노년층과 젊은층, 반려동물임상과 산업 및 공직으로 나뉘어 의견이 갈렸다. 젊은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들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 반면 노년층일수록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대수회장으로서 두 층으로 나뉜 의견을 조합할 적임자가 누구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변화요구의 핵심은 직선제 도입과 임상수의사 대수회장, 보다 젊은 집행부 구성으로 요약된다.

개인적으로 임상수의사 회장이 나와야 한다고 보지만 중앙회 사무처 역량을 고려할 때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수의계 각 현안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등 회 역량이 보강된 후 넘어가야 한다. 그 완충 역할에 본인이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군진지부장에 이어 중앙회 방역식품안전위원장, 사무총장, 한수약품 부사장 등 14년여간 수의사회 업무에 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체제를 계승발전하면서 젊은 수의사들이 원하는 혁신을 반영하고자 한다.


공통2-공약 / 제시한 공약 중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1가지만 골라 자세히 소개해달라

사실 현장을 돌며 발굴한 현안이 50개나 됐지만 공약에 다 쓸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공약은 이들 과제 하나하나에 대한 수의사회의 중장기 발전계획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제껏 수의사회는 자가진료 철폐, 동물간호복지사 등 여러 문제를 사후에 대처하느라 바빴다. 전략적 대응이 없었다.

수의사회의 각종 현안을 ‘해야 한다’는 선언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그에 따라 파생될 예상가능한 문제점을 미리 분석해야 한다.

그러면 여러 이슈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국회와 국민들을 설득할 길잡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의사의 각종 현안을 백서로 편찬해 국회, 관련 기관에 공급한다면 장기적인 호흡의 법제화를 유도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아울러 마스터플랜이 서면 정책추진 역량이 부족할 수 있는 임상수의사가 회장이 되어도 업무를 문제없이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각종 현안에 대한 중장기 분석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있나

사무처 보강이 필요하다. 전략홍보팀을 신설해 대국민홍보와 함께 중장기 발전계획서 추진을 전담시키겠다.

법제 연구 등 큰 사안은 외부 연구용역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작은 사안은 각 지부에 분담시켜 그 지역 수의과대학과 연계해 방안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면 해당 사안이 문제시될 때 담당지부가 대응을 이끌어 나가게 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리라 본다. 현재처럼 단기사안에 TF로 대응하는 방식보다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공통3-동물병원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진료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동물병원 관련 현안 추진에도 발목을 잡고, 정부가 올해 수가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하다는 것에도 회원들의 우려가 크다. 어떤 해법이 있나?

일단 수의사 내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심장사상충예방약 건만 봐도 국민들이 약국과 동물병원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수의사들의 책임도 있다. 진료와 검진을 기반으로 하는 심장사상충 예방 문화가 정착되었다면 비용차이가 크게 문제시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국민들이 구분해 인식할 수 있도록 진료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

대국민 홍보도 필요하다. 동물병원이 동물의 진료를 위해 하는 여러 일들을 수의사단체 홈페이지와 유튜브, 매스미디어 등을 이용해 알려야 한다.

동물병원이 국민 친화적으로 자리잡을수록 약국과의 단순한 비교, 진료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줄어들 것이다.

정부 용역과제는 보험활성화나 표준진료체계 정비를 위해 일정 부분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진료비를 강제적으로 획일화 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반대다. 병원 상황과 진료 수준에 맞게 시장에서 결정될 문제다.

가격 공개(공시제) 여부도 시장에 맡길 문제다. 결국 공개해서 싸지게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


공통4-중앙회 운영 / 수의사회 현안추진, 여러 공약이 현실성을 가지려면 조직과 재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조직도 결국 재원문제로 귀결된다. 올해부터 인상된 중앙회비가 들어오지만 대수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 대에 그친다. 회관임대수입을 제외하면 한수약품이나 회지후원의 수익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한 방안이 있는가?

사실 본인이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시절보다는 회비 재정이 많이 나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조직과 재원은 정말 고민이다.

먼저 회장이 되면 상근부회장 제도를 없애고 다시 사무총장제를 도입할 것이다.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힘든 임원을 두는 것보다는 사무처를 총괄하는 ‘직원’을 두는 편이 낫다.

앞서 언급한 전략홍보팀도 2명은 필요하다. 하지만 꼭 수의사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의사 입장에서도 경력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회 입장에서도 인건비나 채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홍보전문가나 법 전문가가 있으면 더 적합할 것이다.

무엇보다 돈이 꼭 많아야 협회가 잘 운영된다고는 볼 수 없다. 결국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다. 사무총장 재임기였던 제23대 집행부도 재정적으로 열악했지만 영리법인 동물병원 개설제한, 처방제, 수의사회 당연가입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서울시수의사회 반려동물행동학연구회가 자체적으로 책도 내고 세미나를 하는 것처럼 플랜만 선다면 회원 수의사들이 참여하고 사무처가 뒷받침하는 형태로 업무 추진이 가능하다고 본다.

회비나 회관 문제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일단 임기 내에 중앙회비를 올릴 계획은 없다.

하지만 회관 문제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증개축하여 임대수익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회관 앞 공터가 80여평 가량 있고 주변에 세무서가 들어서는 등 시기도 좋다. 물론 반대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공론화 시켜 검토해보겠다.


공통5-대선정국 대응 /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직능단체가 저마다의 현안을 대권주자에게 요구하느라 바쁜 시기이지만 수의사회는 집행부 교체기가 겹쳤다. 30일 선거가 끝나면 바로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요구할 대선공약은 무엇인가?

현 집행부가 제안한 농식품부 방역정책국 신설, 가축질병 공제제도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삼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세부적인 사항은 조금 다르다.

먼저 농식품부내 국 조직의 명칭은 ‘동물질병관리국’이 적합하다. 일본에서 유래한 ‘방역’이라는 용어는 이미 의료계에서는 ‘질병관리’라는 용어로 대체된 지 오래다. 일반 국민에게 ‘방역’은 소독차가 연기 날리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동물질병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수의사의 역할을 반영하지 못한다.

사실 ‘공제제도’ 도입 형태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일본처럼 대규모의 행정조직을 갖춘 ‘공제조합’이 들어서면 제2의 농협이 될 것이고, 농가와 수의사에게 돌아가는 직접적인 이득이 적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차라리 충남에서 성공한 ‘소 진료비 지원사업’을 그대로 전국 확대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어차피 공제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소’로만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매년 2천억원이 들어가는 신규사업이 정부와 국회를 통과하기도 어렵다.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이라고 본다.


공통6-약사 // 최근 심장사상충예방약 공급문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인체용의약품 동물병원 공급개선, 수의사처방제 등 약사관련 현안이 수의사회 중심업무로 떠오르고 있다.

사각링에 올라 약사와 직접 각을 세우는 일은 피해야 한다. 전문가 집단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면 안 된다.

대신 국민여론이 힘이 될 수 있도록 원헬스적 접근법에 나서야 한다. 동물과 사람의 건강을 함께 관리하기 위해 수의사처방제 약사예외조항과 항생제 내성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 집행부에서 좌절됐던 약사법 개정안을 다시 낸다고 해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그 중 인체용의약품 동물병원 공급개선 문제는 그나마 개정 공감대가 있지만, 당장 추진할 생각은 없다. 지금은 호흡을 가다듬을 시기라고 본다.


공통7-내부회원관리 / 수의사처방제 처방전 전문 수의사, 샵병원 혹은 샵연계병원 등 수의사 윤리를 저버린 회원들로 인한 내부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내부단속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처방제 도입 초기에는 제도 정착을 위해 단속을 유예했지만 이제는 대상약품도 확대되고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본다

회 불법동물진료신고센터는 이제껏 비수의사의 불법 행위에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그 대상에 내부 회원도 포함시킬 생각이다.

사실 회 차원의 징계는 별 강제력이 없다. 불법 사항에 대한 고발과 정부 단속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공통8-대학교육 / 갓 졸업한 수의사들이 현장에서 바로 역량을 발휘할 만큼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에 대한 해법이 있나

수의학교육인증원과 수의과대학협회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려동물 임상교육은 아직 부족하다. 반려동물 임상수의사의 비율이 가장 많은만큼 여기에 교육개선정책이 집중되어야 한다.

수의사회 차원에서 할 일은 하나다. 수의사 국가시험을 대수로 이관해오는 일이다. 결국 시험을 바꾸면 교육의 변화가 따라오게 되어 있다.

대수로 이관한 국가시험을 상시적으로 관리할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일선 원장들의 의견들도 수렴해 실습시험을 도입하고, 문제은행 방식으로 시험을 개편해야 한다.


공통9-동물복지 / 동물복지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에서 동물복지의 신장은 수의사 권익과 직결되며, 산업동물에서도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화두 중 하나다. 회장으로서 동물복지 이슈, 동물보호단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당연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동물복지 현안을 국회 차원으로 반영시키려면 협력이 필수적이다.

동물복지도 수의사의 업무 영역이다. 현재는 대부분 관찰자에 그치고 있지만, 수의사 역할도 장차 커져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

동물보호단체가 바라는 봉사활동도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사실 유기동물에 대한 봉사는 교환조건이라기보단 전문가 집단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당위적인 문제다.


공통10-수의사의 미래 / 수의사라는 직능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인가

수의사 직능의 미래는 밝다. 아직 전문의제도 등 선진국의 수의관련 제도를 확립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성장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정비될수록 수의역량은 높아지고 직능도 발전할 것이다. 그 시기를 얼마만큼 빨리 당기느냐가 우리들의 과제인 것이다.

다만 수의사 과잉배출과 반려동물 임상으로의 쏠림 현상은 미래 발전의 아킬레스 건이 될 것이다. 대수회장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수도 없는 사안이라 더욱 문제다. 수의계 차원에서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개별1 / 군(軍)출신으로 수의계 각종 현안을 잘 모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군도 수의분야다. 일반 군인도 아니고 수의장교로서 수의업무를 수행했다. 병과 내 수의직군 발전에도 노력했고, 2년간 군견진료를 담당하면서 임상도 경험했다.

2005년 예편했으니 이미 10년이 지났다. 제대하자 마자 회장직에 나서는 것이 아니지 않나.

군진지부장 5년뿐만 아니라 산하 위원장, 사무총장을 역임하는 등 14년간 수의사회에 참여하면서 수의계 각종 현안에 대해 본인만큼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 자부한다.


개별2 / 후보자간 겹치는 공약이 많은데, 이 중 ‘정부지원 심야동물병원 운영’이라는 공약이 신선했다. 무슨 내용인가

의료계에는 야간서비스에 대한 정부지원이 있다. 가령 경기도에는 심야약국 시범사업 운영지원사업이 있다.

그런데 수의사들은 모두 자기부담으로 24시간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수의사의 삶의 질과도 연관되는 문제다. 믿을 만한 야간수의사를 구하는 일도 어렵다.

심야약국처럼 심야동물병원, 당직동물병원에 대한 정부지원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후죽순 늘어나는 24시간 병원을 다 지원할 수야 없겠지만, 정부지원으로 거점병원을 육성한다면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많은 24시간 병원이 생기는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 강력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수의사 스스로 행복한 수의사회가 되려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5년의 경험이 대수회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밑거름이 될 것이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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