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인증 계란, 갈 길 멀다‥시장 차별성 높여야

생산비 느는데 판매가는 일반 계란과 비슷..제도 홍보·정책자금 우선 지원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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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극가금학회 모인필 회장
한극가금학회 모인필 회장

동물복지를 고려한 달걀 생산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 일반 계란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홍보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가금학회(회장 모인필)는 18일 건국대에서 2017년도 춘계심포지움을 열고 동물복지형 산란계 산업의 실태와 개선방안을 조명했다.

산란계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12년이었다. 올해 4월까지 약 5년간 인증을 획득한 농가는 87개소다.

국립축산과학원 김상호 연구관은 “국내 동물복지 인증 산란계 농장은 대부분 1~2만수를 사육하는 소규모 농가로 자연농법을 활용한 재래식 계사가 절반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동물복지형 산란계 사육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일반 계란과의 차별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관은 “일반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인증제를 잘 모르다 보니 ‘방사 사육해서 생산한 계란(방사란)’으로만 알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반 케이지 사육에 비해 생산비가 훨씬 더 들지만, 시장에서 가격차별을 두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동물복지란과 유정란의 차이를 대국민 홍보하고, 계란 하나하나에 동물복지 사육등급을 표기하는 유럽형 계란 표시제 도입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물복지 사육에 관심 있는 농가들을 위해서는 표준 권장 설계도를 마련하고, 국내외 개발되는 관련 시설을 인증 기준에 신속히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북 봉화에서 동물복지 인증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용호 원애그 대표는 “어려운 현실 속에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양계농가들이 ‘공장식 농장을 운영하는 동물학대범’인 것 마냥 비춰지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닭에게도 좋으면서 생산성도 확보할 수 있는 현대적 사육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호 대표는 “아직 생산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육성율 98%, 피크산란율 95% 등 일반 케이지 사육에 비해 (동물복지형 사육의)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동물복지란의 적극적인 홍보와 정책자금 지원 시 인증농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모인필 가금학회장은 “AI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이 반복되면서 가금농가의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금업계의 관심을 주문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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