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오리 사육 휴지기제 시범 도입 `철새·가금 AI 고리 잡을까`

충북 오리농가 91개소 대상..11월부터 2월까지 4개월간 농장 비운다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고병원성 AI 대비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오리농가를 대상으로 겨울철 사육 휴지기제가 시범 도입된다.

충북도청은 25일 정부·지자체 합동 부지자체장 연석회의를 열고 겨울철 오리 사육 휴지기제를 비롯한 AI 대책을 점검했다.

충북도내에서 사육 휴지기제 대상으로 지정된 오리농가는 총 91개 농가다. 지역별로는 청주 11개소, 진천 32개소, 음성 48개소로 사육두수로는 약 92만여수 규모다.

23일부터 단계적으로 현재 키우는 오리를 출하하고 나면 추가 입식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사육을 중단한 농가는 오리 마리당 510원의 보상금이 주어진다.

당초 AI가 재발하는 오리사육 밀집지역을 선정해 해당 지역 전 농가의 사육을 중지하는 방식이 논의됐지만, 협의 끝에 두 차례 이상 AI가 발생한 농가와 해당 농가 반경 500m안에 위치한 농가, 방역시설이 열악해 상대적으로 AI 발생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자체 방역당국이 판단한 농가 등으로 기준을 구체화했다.

AI 발생위험이 높은 겨울에 가금 사육을 원천 차단하는 휴지기제는 2015년 경기도 안성에서 자체적으로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예산을 투입해 광역지자체에서 본격화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고병원성 AI는 주로 철새가 가지고 온 병원체가 오리농가에서 먼저 발생한 후 가금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오리업계에 상대적으로 방역시설이 열악한 농가가 많고, 같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라도 야생조류에 가까운 오리가 닭에 비해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느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다.

때문에 해마다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일부 오리사육 밀집지역의 경우, AI가 터진 후 살처분보상금을 투입하고 확산피해를 입는 것보다, 아예 미리 사육을 중단시키고 적절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 예산 심의과정에서 타분야 지원과의 형평성 문제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병원성 AI 사태가 재발돼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올 겨울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충북 방역당국은 “4개월간 오리 병아리 입식을 중단하고 청소, 소독, 시설개선 등을 실시함으로써 AI 확산을 방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