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의 유기동물보호소 위탁사업자 선정을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천안 유기동물 보호사업 위탁용역 입찰·개찰 결과 선정된 A동물병원이 유기동물 관리 업무를 맡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이 과정에서 천안시의 직권남용이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수년전부터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와 인연을 맺어왔다는 네티즌 B씨는 최근 “천안시 축산과의 개인적인 직권남용과 부정부패로 인해 3월 31일로부터 더 이상 현 천안시 유기동물 보호소가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며 “천안시와 축산과는 천안시민들을 무시하고 본인들의 직권을 이용하여 동물보호 목적이 아닌 금전적 목적이 보이는 입찰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입찰을 통해 4월 1일부터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 업무를 맡게 된 A동물병원 원장이 유기동물 보호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B씨는 “봉사자가 직접 A동물병원에 가서 찍어온 사진”이라며 사진 몇 장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개들이 먹고 있는 음식이 사료가 아닌 짠밥임을 알 수 있다. 이 사진을 보시고 이 사람이 정말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할 사람이고 운영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B씨의 게시글은 80여회 이상 공유되며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두 번 입찰공고 낸 천안시 “입찰 과정에는 문제없다”
하지만, 천안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입찰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천안시는 지난 2월 13일 첫 번째 공고를 게재했다가 취소한 뒤 3월 8일에 다시 입찰 공고를 냈다. 천안시 관계자에 따르면, 첫 번째 공고를 낸 뒤 ‘안락사를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자격 요건 강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이를 천안시가 수용하여 재공고하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진행된 두 번째 입찰에서 A동물병원과, 현재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하는 C소장이 입찰에 참여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경쟁 입찰에 2개 업체가 지원했는데, 한 업체는 입찰가격 미달로 탈락되어 나머지 한 개 업체가 선정된 것”이라며 어쩔 수 없었으며 안타까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C소장이 지원 자격 미달로 탈락됐기 때문에 2개 지원 업체 중 하나 남은 A동물병원이 선정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입찰 방식”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KAPES) 박혜선 이사장, 구본영 시장실에 민원 제기
한편, 이번 사태를 놓고 천안시의 위탁 유기동물보호소 입찰 방식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혜선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KAPES)이사장은 “이번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 입찰의 경우, 일반용역 입찰에 최저낙찰자가 선정되고 적격심사를 하는 방법으로 퇴보, 낙후됐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위탁 유기동물 보호소와 관련하여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수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시군구에서 입찰 방식을 ‘최저가 입찰’에서 ‘자격이 있는 선정심의위원에 의한 선정’으로 바꾸고 있다고 한다.
박혜선 이사장은 “천안시 역시 2년 전 유기동물 보호사업 위탁 용역자를 선정할 때, 선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위탁 운영자를 선정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번에는 최저가 낙찰로 낙후됐다. 아무리 고민하고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이번 유기동물 보호사업 위탁용역 선정방법에 대해 강한 의심과 불만을 표현하며, 퇴보된 행정방침을 바로 잡아주시기를 강하고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구본영 천안시장에게 청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