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농장동물수의사는 필참` 직접 해보는 농장동물교육 심화과정
지난해보다 참여 늘고 자부담 줄고..’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에 높은 만족도
“잘 할 때까지 실제로 해본다”
올해로 2년차를 맞이한 수의과대학생 농장동물교육 심화과정이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에서 진행 중이다. 7월 2일부터 11박 12일에 걸친 합숙교육에 전국 수의과대학에서 선발된 학생 30명이 참여했다.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참여 늘어..자부담 줄이고, 가성비 높이고
지난해 농식품부가 신설한 ‘수의과대학생 농장동물교육 지원사업’은 졸업 후 농장동물 수의사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을 별도로 교육하는 ‘심화과정’과 대학별로 진행되는 ‘기본과정’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교육과정이 만족도 면에서 합격점을 받으면서, 올해는 학생들과 대학의 참여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 4개교에 그쳤던 기본과정에는 올해 전북대, 제주대, 충북대를 제외한 7개 대학이 합류했다. 자체적으로 교육하는 경북대를 제외한 6개 대학이 평창 연수원을 방문해 4박5일 내외의 합숙교육을 실시한다.
심화과정 신청자는 약 2배 가량 늘어난 35명이었다. 대한수의사회와 연수원은 “교육 참가자에게 충분한 실습기회를 주기 위해 30명으로 인원을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심화과정 참여학생의 자부담도 완화됐다. 지난해 40만원이었던 자부담비는 올해 25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동물 구입비와 진료 기자재, 체재비를 포함한 1인당 교육비 140만원 중 정부 예산지원은 100만원선. 대한수의사회가 학생 자부담비 일부를 지원하고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한국히프라가 힘을 보탰다.
10일 연수원을 방문해 만난 심화과정의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노하우 바탕 교육프로그램 심화..교육생 만족도 높다
올해 심화과정도 소를 중심으로 돼지, 가금, 말, 산양 등 주요 농장동물의 보정부터 신체검사, 채혈, 실험실 검사, 수술, 부검 등을 총망라했다.
이론 1시간과 실습 3시간으로 구성된 정규과정이 오전·오후로 진행되고 필요하다면 밤까지 강의와 실습이 이어졌다.
연수원의 이인형 서울대 교수는 “농장동물 수의사에 특히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인만큼 교육에 참여하려는 열의가 높다”며 “원하는 교육생에게 소 직장검사 등 야간실습 기회를 주고 있는데 많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의 매일 밤 10~11시에 교육이 마무리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2년차를 맞이하면서 교육 내용도 다듬어졌다. 지난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현장에 다가간 내용을 압축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높았다. 수의과대학에서는 직접 해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술기를 실습해 볼 기회를 충분히 얻었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이 채혈이나 주사, 시료채취, 발굽관리, 부검 등 농장동물 수의사라면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핵심적인 술기라 더욱 그렇다.
한 교육생은 “외부 동물병원에서 실습할 때는 바쁜 농장 환경 속에서 부담을 안고 있었다면, 연수원에서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실습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심화과정에 참여한 교육생들 중 10명 이상이 ‘농장동물 임상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어 참여했다’고 답했다.
‘지난 5월 심화과정 교육생 모집 공고가 발표되기 전부터 여름방학 일정을 비워 두었다’는 교육생도 절반에 달해 ‘수의과대학생 농장동물 교육지원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반증했다.
축종별 교육 심화, 교육기반 확대는 과제..`축산업계 관심 절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축종에 심도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은 과제다.
또다른 교육생은 “실습내용이 충실한 소에 비해 돼지나 가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아쉽다”면서 “11박 12일의 심화과정 자체를 늘리긴 어렵겠지만, 돼지나 가금분야를 단기간 선택적으로 교육 받을 수 있는 별개의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생 각자가 충실히 실습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해야 할 필요성도 지적된다.
현재도 교육생 2명당 소 1두, 5명당 돼지 1두, 1명당 닭 1두가 제공돼 일선 대학보다는 현저히 나은 실습환경을 갖췄지만, 교육생이 늘어나고 커리큘럼 밀도도 높아지면서 한계에 봉착했다.
연수원의 김단일 서울대 교수는 “특강을 위한 외부 수의사는 지금도 섭외할 수 있지만, 학생들과 함께 실습을 지도할 인력은 연수원 내에 확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별로 교육생 실습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려면 지도인력과 실습동물의 숫자가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인형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연수원 내 실습목장을 갖춰 걱정없이 실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나 업계의 지원이 절실하다. 현재는 1억 7,500만원의 지원에 7,500만원의 자부담을 더해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탈락하는 교육생이나 대학이 속출하는 형편이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전무는 “미래의 농장동물 수의사를 양성하는 것은 축산업계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 과제”라며 “축산업계 차원의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